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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국내리포트]유네스코 등재 ‘아리랑’,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2-12-24 조회수4439

‘아리랑’의 아름다운 선율이 전 세계를 향해 퍼져나가다..

 

 

출처: SBS, 아리랑,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권고 판정

 

 우리나라 시간으로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의 회의장에서는 아리랑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것은 바로 유네스코의 아리랑 등재 확정에 대한 경기민요 보유자인 이춘희 예술감독님(주요무형문화재 57호)의 화답 노랫소리였다.


한국인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아리랑’. 사실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가락인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으로의 등재가 추진된다는 소식만으로도 기대와 설렘이 컸다. 특히, 이번에 등재된 아리랑은 정선아리랑이나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처럼 특정 지역의 것이 아니라 후렴구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로 끝나는 노래 모두를 포함한다. 이는 세대를 거쳐 재창조되고 다양한 형태로 전승되는 아리랑의 모습이 아리랑의 유네스코 등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시대에 따라 노동요·응원가 등 변화…
 실제 아리랑은 지역별로 독특한 가락과 노랫말이 존재하지만 시대별로 또한 그 당시의 상황이나 부르는 이의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도 지어져 불릴 수도 있다. 일제 강점기 시절의 아리랑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10대, 20대 여성들의 설움을 다독이는 노래였다면, 천연두가 유행할 때에는 천연두 예방 주사를 널리 보급하기 위한 ‘종두아리랑’으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이 외에도 문명퇴치 교육 차원으로 ‘한글아리랑’, 1900년대 의병 활동을 하던 사람들에게는 ‘독립군아리랑’, 뗏목꾼들이 힘든 노동을 잊기 위해 부른 ‘뗏목아리랑’,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에는 꽹과리 장단에 맞춰 온 국민이 함께 입 맞춰 부르는 흥겨운 응원가로써 대한 국민들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온 우리의 가락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아리랑’은 우리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다가올까? 더불어, 세대 구분 없이 남녀노소가 ‘아리랑’을 즐길 수 있는 전승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新 트렌드에 발맞춰 변화하는 ‘아리랑’
 지난날 어느 한 TV광고에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가야금 연주와 힙합 비보이 댄스의 만남이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던 적이 있다. 가야금 소리와 비보이 댄스를 따로 따로 보았을 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느낌이었다. ‘그야말로 시너지 효과란 이런 것이구나.’ 하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때의 기억이 또렷하게 남아있다. 이처럼 아리랑 또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는 공연 기획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직 10~20대의 사람들에게 ‘아리랑’이 주는 첫 이미지는 대부분이 ‘전통적’이거나 ‘고리타분하다’는 평이 많다. 이러한 인식을 벗어나기 위해 ‘아리랑’은 새롭고 변화된 트렌드에 발맞추어 좀 더  다채로운 색의 옷을 입을 필요가 있다. 한복 입던 한국 사람이 양복 입고 개량한복도 입듯 우리 아리랑도 창조적 계승을 하자는 뜻이다. 실제 서양 오케스트라가 연주 하는 ‘아리랑 랩소디’는 해외 무대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국내 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둘째, 가장 한국적인 ‘아리랑’의 세계화
 이제 아리랑은 다른 세계무형유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유산이니 만큼 아리랑을 주제로 한 해외 기획 공연에도 힘써야한다. 해외에서 여러 유명한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이 국내 무대에서 공연하는 기회는 많았다. 하지만 그 반대는? 이제 우리나라도 영국, 프랑스, 독일이나 미국과 같이 문화 선진국을 무대로 아리랑 정기 공연을 선보여야 할 때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한국인의 정서를 가득 담은 ‘아리랑’이야 말로 가장 세계적인 음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셋째, ‘아리랑’의 든든한 지원군
 문화재청은 내년부터 2017년까지 336억원의 예산을 들여 아카이브 구축, 상설 및 기획 전시, 학술조사 및 연구 지원, 지방자치단체 아리랑축제 지원 등을 추진하려고 한다. 특히 내년 전주에서 개관하는 ‘국립무형유산원’ 아카이브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필자는 지난여름, 한창 건설 중이었던 ‘국립무형유산원’을 방문해 볼 수 있었다. 관리자 분께서는 이곳이 연구자와 전승단체는 물론 일반 국민들이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함께 즐기고 공유하며 서로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처럼 ‘아리랑’이 날개를 달고 훨훨 날 수 있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애정과 관심을 바탕으로 그들이 ‘아리랑’을 매개로 즐길 수 있는 공유의 장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내년 개관하는 ‘국립무형유산원’       출처: 국립무형유산원 홈페이지

 

 앞으로 우리는 세계 방방 곳곳에서 오로지 ‘아리랑’을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로 유학을 오고, 한국의 강남스타일이 아닌 지역마다 특색 있는 ‘아리랑 스타일’이 세계 유투브를 장악하는 순간들이 기분 좋은 상상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글/박찬비

차가운 학문을 전공하지만 마음은 그 누구보다 뜨거운 '경영학도'이다. 카메라와 단둘이 여행을 떠나, 그림 그리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그야말로 청춘을 즐기는 기자. 현재 페이스북(www.facebook.com/chanbee)과 블로그(www.cyworld.com/coldrain90)를 통해 그녀의 이야기를 담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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