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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 이야기

[국내리포트] CIS 고려인 공동체 무형유산 전승실태 연구성과 발표회

  •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2-12-25 조회수4996

해외전승 무형문화유산 학술조사사업
IS 고려인 공동체 무형유산 전승실태 연구성과 발표회
* CIS :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독립국가연합

 

 

11월 16일 오후 서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 회의실에서 문화재청 주최로‘독립국가연합(CIS) 고려인 공동체 무형유산 전승실태 연구성과 발표회'가 개최되었다.

문화재청의 후원으로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 한국외대 글로벌문화콘텐츠연구센터, 재외한인학회가 주관하여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고려인 무형문화유산 조사연구를 수행했다.

이번 사업은 산발적으로 이루어졌던 재외동포의 무형유산에 대한 연구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과 감성적 차원에서 고려인과 한인이 아픈 기억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닌 객관적 차원에서 그들의 삶의 바탕에 있는 무형문화유산의 실체를 파악하고 보존·계승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CIS 고려인 공동체 우형유산전승실태 연구성과 발표회(국립고궁박물관강당.2012.11.16.)

 

 

이번 발표회는 CIS 고려인 사회의 전통 공연예술과 구전설화의 수집,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우즈베키스탄의 무형문화유산이 소개되었다.

1937년 스탈린의 민족 강제이주정책으로 연해주에 있던 한인 약 20만명을 모두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우즈베크 등지로 강제 이주되면서 고려인이라 이름하며 이들은 전통의 생활모습을 지켜오고 있었다.
오늘 소개된 고려인들의 구전설화 147편 가운데 귀신담, 도깨비담을 비롯해 춘향전, 흥부전, 심청전이 여전히 전승되고, 특징적으로‘어머니를 용서하는 아들’이야기는 고려인의 역사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유의 ‘버려짐’또는 ‘제거당하기’란 트라우마가 반영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발표회에서 주목할 만한 영상자료가 공개되었는데, 연구단이 고려인 사회의 전통 공연예술의 전승현황을 조사하던 중 카자흐 국립영상기록보관소에서 중요한 영상자료를 찾아낸 것이다. 많은 언론으로부터도 크게 주목을 받은 이 영상은 1955년 9월 소련의 조선해방10주년 및 친선월간행사의 일환으로 북한 공연예술단이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 실황 영상필름이다.
아리랑을 독창하는 왕수복, 배우 나숙희의 칼춤, 공훈배우 정남희의 가야금 연주, 안성희의 무용 등이 담긴 9분 분량으로 모두 주목할 만한 인물들의 영상이다.

 

 

최승희 딸 안성희가 장구춤을 추는 장면 (문화재청 제공)

 

왕수복이 정남희의 가야금반주에 맞춰 1955년 9월 알마티 오페라극장에서 긴 아리랑을 부르는 모습
(문화재청 제공)


'일제강점기 가수왕' 왕수복(1917~2003)은 일제강점기 신(新)민요로 대중을 사로잡은 가수였다. ‘최승희가 조선의 무용을 살린 것처럼, 나는 조선의 민요를 살리고 싶다'고 말할 만큼 욕심 있고 당찬 그녀의 모습이 영상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처음이며 이번 사업의 성과 중 하나이다.
이와 더불어, 그녀의 노래에 맞춰 가야금을 반주한 정남희는 안기옥과 함께 가야금 산조의 창시자 김창조의 제자로써, 그들의 선율은 김죽파에 의해 전승되고 김죽파 선생은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예능보유자로 인정될 만큼 우리 전통음악사에서도 중요한 인물이다. 정남희와 안기옥은 당시 월북하여 북한의 전통예술에 크게 공헌하고 공훈배우의 호칭을 얻게 되는데, 이번 영상을 통해 정남희의 활동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인의 핏줄과 생활풍습이 전승되어지고 있는 우리 민족에 대한 넓은 이해에서 시작한 이번 사업은 고려인의 예술과 생활양식 등의 자료 수집 작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임을 모두가 한 목소리로 확인하였다.
앞으로, 추가 보충된 연구 방법과 각 분야의 전문가가 협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제기되었고, 문화재청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되길 희망하며 고려인 해외전승 무형문화재 학술조사사업의 숙제로 남았다. 
 더불어 무형유산 전승실태 조사 중 발견된 가치 높은 영상자료는 또 다른 아카이브 조사연구로 분류가 가능할 만큼의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바를 일깨우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1960~70년대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의 옛 필름(카자흐스탄영상물기록보존소 소장)이 공개되었다. 문화재청 관계자와 발표자들 그리고 몇몇 고려인 이주민이 참석.

 

국립무형유산원 기자단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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