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도에 대한 열망: 덕수궁 프로젝트, 그리고 2012 진변진용 전
“전통 없는 우리는 가볍고, 현대 없는 전통은 외롭다.”
지난 9월과 11월 이를 고민하는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근대 역사의 현장인 궁과 서울의 가장 현대적인 장소인 코엑스에서 열린 두 전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400년 역사의 장소인 덕수궁, 다양한 시간의 층위가 존재하는 장소이다.
이곳을 국립 현대 미술관이 공예가, 그리고 현대 미술가와 함께 단장했다. 덕수궁 프로젝트라 이름 붙여진 이 전시는 우리가 선택하지 않았지만 존재하는 유산(遺産)에 대한 그리고 역사가 지닌 육중한 무게감에 대해 예술가들이 표현한 9개의 전시로 구성 되어있다.
서도호, <함녕전프로젝트-동온돌, 덕수궁 함녕전>, 국립현대미술관 커미션 2012
함녕전, 덕수궁의 침전이자, 고종이 1919년 승하한 곳이다. 국가의 존망이 위태로운 시기 군주로서의 신분의 불안함을 당대 궁녀들의 중언 중 침전에 암살을 막고자 3채의 보료를 깔았다는 증언을 바탕으로 고종의 내적갈등과 불안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수경, 석어당, <눈물>, 국립현대미술관 커미션, 2012
덕수궁의 꽃. 덕혜옹주의 유치원이 있었던 즉조당, 그리고 인목대비와 선조의 비탄이 담긴 석어당에서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비탄에 잠겨 쓰러져간 이들을 위해 눈물 한 방울을 형상화한 작품이 설치되었다. 슬픔과 기쁨 모두가 응집된 눈물 한 방울은 슬픈 역사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전통공예의 바탕 없는 우리 디자인이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는가?”
한국 최고 장인들의 솜씨를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우리시대에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삼성도 코엑스에서 열리었다.
문화재청은 코엑스 특별관에서 진변진용 이란 주제로 이번 번시를 열었다. 예술적 가치는 변하지 않으나 생활 속 명품으로 무한 변신의 가치를 보여주는 명장들의 작품이란 의미이다.
이번 전시는 전통공예에 대한 시도를 위해 무형문화재 공예분야 이수자와 디자이너들이 공동 작업을 통해 얻어낸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디자이너 들은 지난 5월부터 장인들의 공방을 찾아 그들의 작업 방법 그리고 작품 속에서 어떠한 것이 새로운 작품의 요소가 될지에 대해 생각하고 이수자들과 직접 소통하였다.
디자이너와 이수자들은 소통을 통해 전통적 기술에 디자인의 요소와 더불어 현대의 필요성을 더 함으로서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고 쓰이는 공예품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선+선+선
이수자:정영자,조효순,김인자/디자이너:서영희
비례
이수자:설이환/디자이너:박재우
부처의 옷자락을 몸에서 띠에 내어 벽걸이 장식으로 만들고 나전으로 요요를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우리 시대 공예가 가져야 할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지금 시대에 사람들에서 다가서려는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통공예에 대한 창조적 계승과 더불어 작품의 발표 기회가 많지 않은 무형유산 보유자들에게 좋은 방향을 제시하는 전시였다.
앞서 살피어본 덕수궁은 우리 문화유산이 걸어온 길처럼 험하고 선택하지 않은 비통한 역사 속에 존재 한다. 그리고 무형유산은 시대에 적응하려는 노력없이 생존 할 수 없다는 의식을 알아가고 있다.
다양한 시각으로 궁궐의 고전미에 대한 새로운 시도는 공예품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유산을 현대 미술 속에서 새롭게 해석하려는 문화유산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국립무형유산원 기자단
한민우